‘따뜻한 와인’ 뱅쇼(vin chaud)는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로 유명합니다. 와인은 대개 실온이나 그보다 약간 낮은 온도로 마시는데, 이런 와인을 끓여 따뜻하게 만든 와인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고대 로마제국 시절 추운 겨울에 유럽 북부로 진출한 로마군이 추위를 달래려고 와인을 끓여 마신 데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따뜻한 와인 뱅쇼]
하지만 뱅쇼(vin chaud)는 ‘따뜻한 와인’ 그 이상입니다. 와인을 끓일 때 건강에 좋은 각종 향신료를 함께 넣어 끓이니까요. 계피도 넣고, 정향도 넣고, 팔각도 넣고, 육두구도 넣고, 생강도 넣고, 후추도 넣고, 다양한 재료를 넣습니다. 추운 겨울 들판에 진을 친 로마군에서 유래한 것이 맞다면 넣는 재료는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을 거예요. 하지만 추위를 이길 수 있다고 여기는 재료라면 손에 잡히는 대로 무엇이든 넣었을 거예요. 그래서 그런지 뱅쇼에 넣는 재료는 지방에 따라 다르고 가정에 따라 다릅니다. 저마다 자신의 레시피가 있다는 거지요. 공통점은 와인에 향신료를 넣고 끓여 따뜻하게 마신다는 것입니다.
[감기 예방 건강 음료 뱅쇼]
이런 와인이 프랑스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로 유명하고, 겨울철 감기 예방에 좋다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생강차나 수정과도 그렇지요? 겨울이면 감기 예방에 좋다고 여겨 생강차를 끓이는 가정이 많습니다. 기본은 생강차지만, 여기에 계피도 넣고 곶감도 넣고 잣도 띄운 고급 음료 수정과도 있습니다. 계피와 생강을 넣어 만든 뱅쇼도 포도주의 단맛과 어울려 수정과 맛이 납니다. 참고로, 영국과 영어권에서는 이런 ‘따뜻한 와인’을 ‘멀드와인(Mulled wine)’이라 부르고, 애플사이다를 즐겨 먹는 영국에서는 애플사이다로 만든 ‘멀드사이다’도 있습니다. 모두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로 유명합니다.
뱅쇼 만들기
Ingredients
- 적포도주 1병(750mL)
- 흑설탕 75g 또는 꿀 100g
- 오렌지 1개 (슬라이스)
- 계피 스틱 1개
- 팔각 1개
- 껍질 벗긴 생강 5g
- 강판에 간 육두구 한 꼬집
Instructions
- 냄비에 와인과 설탕을 넣고 중불에서 설탕이 녹을 때까지 끓입니다. 설탕 대신 꿀을 넣어도 좋습니다.
- 설탕이 다 녹으면 약불로 줄이고 모든 재료를 다 넣은 후 20~30분 정도 끓입니다.
- 촘촘한 채나 거름망으로 거릅니다.
- 잔에 따른 후 계피스틱과 오렌지트위스트를 곁들여 냅니다.
Notes
- 포도주는 떫은맛이 적고 단맛과 과일향이 강한 적포도주가 좋습니다.
- 끓이는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높은 온도로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기화해 도수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 알코올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향신료만 먼저 끓인 후 어느 정도 식혀 포도주를 부어 따뜻하게 마시면 됩니다.